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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힘 한동훈 국회 와전 이전 한강벨트 충천권 표심 급했나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031년까지 일부 기능 이전이 예정된 여의도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 이전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이를 통해 여의도를 비롯한 서울의 개발 규제를 풀어 금융·문화 중심 메가시티로 만들겠다고 했다.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두고 흔들리는 서울·충청권 표심을 노린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들이 모두 국회를 세종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해온 상황이어서 한 위원장의 공약이 큰 파장을 일으키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정치를 종식하고,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시민들께 돌려드리겠다”며 “여의도와 그 주변 등 서울에 개발 제한을 풀어 서울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31년까지 국회 상임위원회 17개 중 12개와 국회 예산정책처·입법조사처 등을 옮긴 국회세종의사당 완공이 예정돼 있는데, 여의도에 남기기로 했던 상임위와 본회의장, 국회의장실 등까지 함께 이전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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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위원장은 “분절된 국회가 아닌 완전한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해서 세종을 정치·행정수도로 완성하고, 기존 국회 공간은 문화·금융의 중심으로 바꿔 동료시민에게 돌려드릴 것을 약속한다”며 “행정 비효율의 해소, 국가 균형 발전 촉진,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고, 세종을 미국의 워싱턴DC처럼 정치·행정수도로 완성할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가 떠나는 서울은 “금융·문화 중심 메가시티가 되도록 적극 개발할 것”이라며 국회 부근 고도 제한 해제를 통한 재개발 활성화를 약속했다. 그는 “여의도뿐 아니라 인접 마포·영등포·동작·양천·용산 등에서도 연쇄적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함께 적극적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국회의 세종시 완전 이전은 서울 개발 신호탄”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총선을 2주 앞두고 대형 의제를 던진 것은 정권심판론이 높아지는 수도권과 충청권 판세를 개발 이슈로 전환해 흔들어 보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발 규제 완화 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한강 벨트와 국회 이전에 따른 개발 활성화가 기대되는 충청은 여당이 총선 승리를 위한 승부처로 꼽고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 유권자의 개발 기대감을 자극해 막판 뒤집기를 노려보겠다는 것이다. 여당이 메가시티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경기 지역 표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당내에선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구자룡(양천갑)·오경훈(양천을)·장진영(동작갑)·함운경(마포을) 등 여의도 주변 서울 선거구 출마자들은 이날 통화에서 “여의도부터 규제가 풀리면 우리 지역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국민의힘 충청 권역 선거대책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가슴이 벅차다”고 했다. 국민의힘 충청권 출마자들은 오는 28일 국회세종의사당 부지에서 필승결의대회를 연다. 오세훈 서울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등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참에 대법원을 지방 이전해 사법수도도 옮기는 게 국토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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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주변 지역을 제외한 수도권에는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단 예측도 나온다. 서울 강북권 한 국민의힘 후보는 “(한강 벨트 출마자같이) 살릴 사람은 살리고 죽일 놈은 죽인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과거 선거 때 여러 차례 나온 공약이지만 지켜지지 않은 데다 막대한 예산이 추가로 드는 점을 두고 총선용 급조 공약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세종에 큰 부지가 있고 여기 남겨두기로 했던 몇 개(상임위)가 더 가는 것은 새로운 비용이 크게 드는 건 아니다”라며 “우리는 반드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민의힘 계열 정당은 노무현 정부 이래 더불어민주당 계열에서 행정수도 이전과 함께 추진한 국회 완전 이전에 반대해왔다. 반대 논리 중 하나는 2004년 헌법재판소의 ‘관습헌법’ 결정에 위배된다는 것이었다.
민주당은 한 위원장 공약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반드시 실천하라”고 밝혔다. 녹색정의당과 새로운미래는 국회뿐 아니라 대통령실도 세종시로 이전하자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은 노무현 정부 때 추진하다 무산된 행정수도 이전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 등 야당들도 적극적인 찬성 입장인 만큼 정부·여당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국회 세종 이전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집권 2년간 공약 사항인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 등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데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총선에 임박해서 서울과 충청권 표심을 겨냥해 급조한 공약 아니냐는 것이다. 이미 지난 대선 때부터 여야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놓은 사안이어서 ‘뒷북’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이미 여야가 약속했던 것으로 신속하게 하면 된다”면서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으면서 선거에서 이기면 하겠다는 것은 국민 기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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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필요 여부 등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 부실장인 홍석준 의원은 “국회 이전도 헌법 개정 문제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는 걸로 안다”며 “국회 완전 이전이 반드시 헌법 개정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국민의힘과 한 위원장이 (국회 이전 관련) 헌법적 문제 제기 등 여러 제약적인 측면을 충분히 검토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세종시로의 국회 완전 이전은 헌재 결정에 따르자면 개헌사항”이라며 “헌법을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총선용 선심성 공약인지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야당들이 요구하는 대통령실 이전이나 행정수도 이전 문제에 대한 여권의 입장도 주목된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 세종 이전에 대해 “하나씩 하자”며 “추후 생각할 문제고, 지금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이 지역구인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실 이전은) 수도 이전 문제”라며 “수도 이전은 위헌 판단이 났기 때문에 헌법을 고치기 전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